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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살인 현장은 구름 위

by swswswswswsw 2024. 7. 1.

히가시노 게이고 작, 김난주 옮김, 도서출판 재

 

 

이야기의 주인공은 추리 담당 A코, 분위기 담당 B코라는 승무원 콤비이다. 비행기 혹은 공항 주변 위주로 사건이 발생하고, 이 둘이 (보통 경찰과 함께) 사건을 추리하며 해결에 다다르는 방식.

추리 소설이라는 근본을 지키는 A코와, 사건들로 인해 무거워지는 분위기를 환기시켜 주는 B코의 호흡이 극의 긴장감과 재미를 모두 끌어올린다. 이에 더해, 옴니버스식으로 짧게 짧게 진행되는 사건들 덕분에, 템포가 떨어지지 않아 읽기에 아주 좋았다.

 

국내 발매일이 2019년으로 되어 있길래, 작가님이 숏폼 유행에 맞추어 짧게짧게 끊어 쓴 소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1990년대 발매되어 2019년에 번역된 책. 하지만 읽으면서 시대상에 따른 위화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 정도로 깔끔하고, 재밌게 쓰인 책이다.

 

추리 소설의 기본은 "독자가 추리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생각한다. 예컨데, 결말이 알고 보니 이야기 중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도구나 방식을 사용했어서, 독자 입장에서는 전혀 추리할 수 없었던 이야기라면 좋은 추리 소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추리 소설의 기본을 충분히 지키며 쓰였다. 미스터리 한 사건이 발생하고 신선한 결말로 끝맺으며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복선이 사이사이 깔려 있어 결말에 다다를 때 독자로 하여금 "이래서 그 사람이 저런 행동을 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총평하자면, 흔히 인생 소설이라 칭해지는 소설이 그렇듯 깊은 울림을 주는 소설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만드는, 독서의 즐거움이라는 근본을 잘 지켜주는 매력적인 책으로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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