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다 낡은 옛날 책만 읽어대다가 오랜만에 읽어 본 세 달도 안 된 신간이다.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서 종사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알게 모르게 원하는 길로 이끄는 웹 디자인들에 대해 소개해 둔 책이다.
내가 오래된 책들만 읽다 와서 더욱 그렇게 느끼는 건지 모르겠지만, 디자인을 오래 공부해 오신 분이 저술한 책 답게 주제별로 깔끔하게 챕터를 나누거나 적절한 위치에 그림을 삽입하거나 하여 책의 디자인이 아주 깔끔하다. 내용 또한 설명을 위해 최대한 많은 비유를 사용하고 이전에 사용한 예시들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등 최대한 쉽게 알려주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보였다. 쉬운 설명임에도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며 자세하다. 네이버, 구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여러 거대 IT기업들이 소비자의 무의식을 조종하여 자신들의 사이트로 끌어 오는 방법, 오래 머물게 하는 방법과 떠나지 못하게 하는 방법들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유튜브의 자동 반복재생이나 스크롤을 다 내려도 추가적으로 컨텐츠가 로딩되는 무한 스크롤 방식을 채택한 여러 SNS 서비스들을 예시로 들 수 있겠다.
또한 이 책에서는 그런 다양한 방식의 디자인 트랩들을 사용자에게 위트있고 편리하게, 유익하게 다가오는 넛지(Nudge)와 같은 긍정적인 방식과 협박과 기만, 은폐를 통해 다가오는 다크패턴과 같은 부정적인 방식으로 나누어서도 설명해주고 있다. 더불어 마지막에는 이러한 디자인 트랩으로 발생하는 폐혜들에 대한 대응방안과 그 실제 사례들까지 서술하여 깔끔한 구성을 선보이고 있다.
일부러 해지 방식을 어렵게 숨겨두거나, 자신들의 앱을 사용하도록 은근히 유도하는 방식들과 같은 것들을 은근하게 느껴 왔지만 이를 설명하는 용어까지는 모르고 있었던 나와 같은 사람들이 읽어도 좋은 책이지만, 이에 대해 아예 무지한 사람이 읽어도 괜찮을 만큼 쉬운 책이었다. 다만 굳이 단점을 꼽아보자면, 주어진 예시는 다양하여 이해가 쉬웠지만 결국 같은 이야기의 반복이었다는 것이 있겠다. 그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여기도 이런 내용이구나' 싶어 책을 대충 읽고 넘어가게 된 느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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