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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돌이킬 수 없는 약속

by swswswswswsw 2021. 12. 24.

야쿠마루 가쿠 작, 김성미 옮김. 북플라자

베스트셀러여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표지가 기억에 남아서 그런지 어느 도서관에 가나 한 권 씩은 눈에 띄어 결국 읽어보게 된 책『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다. 앞서 본 『하쿠바 산장 살인사건』과 달리 등장인물간 개성이 명확하여 쉽게 구분할 수 있었고, 베스트셀러답게 필력도 문제 없어 어려움 없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스릴러 추리소설이었다. 내용과 결말에서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쉽게 읽어나가기 좋고 재미있는 책이다.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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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주인공이 과거의 일로 인해 어떤 사건을 겪게 되며 시작한다. 사건을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주인공의 과거가 하나씩 밝혀지며 과거의 연을 하나 하나 되짚어가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게 된다.

 글 자체는 재미있었지만, 이야기가 중반을 지날 때 쯤부터는 슬슬 "이 내용을 결말에서 어떻게 수습하지?" 하고 걱정이 되었던 책이다. 추리소설이 늘 그렇듯 이야기 진행 과정에서는 독자에게 범인의 동기가 납득 가능하고 그 방식이 이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진행해야 하는데, 결말에서는 역시나 반전이 있긴 했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우선 범인의 행적이 주인공을 무척 증오하는 듯 보이는데, 15년이나 주인공 근처에 머물며 전혀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납득가지 않았고, 아무리 음성변조를 거쳐 통화하였다지만 주인공이 오랜 시간 같이 보낸 사람의 말투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웠다.

 또한 주인공의 가족에게는 악감정이 없다고 했던 범인의 말과 달리 계획대로만 되었다면 그 가족들은 평생을 TV에 나온 범죄자의 아내와 자식으로 살게 되었을 텐데 이 또한 모순적이라 아쉬운 부분이었다. 마지막으로 "어쨌든 해피엔딩"으로 흘러가게 된 결말 또한 맥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물론 좋았던 점도 많은 책이었다.  평범한 시민이 살인을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을 때의 절망스럽고 혼란스러운 모습을 긴장감 있고 현실적으로 잘 묘사하였고, 필연과 우연이 겹치며 오해가 쌓여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 지 모를 정도로 암담한 상황도 이야기의 재미를 높여 주었다. 

 나는 어떤 영화를 보던, 소설을 읽던 혹은 드라마를 보던지간에 무의식적으로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이야기의 진행의 합리성을 자꾸 따지며 보게 된다. 그러다 만약 내용에 억지스러운 면이 보이거나 개연성이 납득되지 않는 등 비현실적인 모습이 나타나게 되면 급격히 흥미가 식고 재미가 없어지기 시작하는데, 이번 소설 또한 무척 재미있는 소설이었지만  이런 성향에 걸려들어서 수많은 아쉬움을 남기며 읽게 되었던 책이다. 신나게 떡밥을 깔아두어 재미의 기대치를 한껏 올려 두었는데, 그 떡밥을 감당하지 못하고 억지스러운 결말에 도착해버린 기분이었다.

 이런 성향 없이 편하게 읽는다면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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