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아들 도키오

swswswswswsw 2022. 2. 7. 01:23

히가시노 게이고 작, 문승준 옮김. 비채

나온지는 꽤 된 책이지만 최근 번역되어 신간인 줄 알고 읽었던 책이다. 연륜 있는 작가답게 글을 읽기에 막히는 부분이 없이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혹은 『라플라스의 마녀』 등에서도 볼 수 있는, 다른 모든 것은 현실 그대로인 상황에서 어떤 초자연적인 현상 하나만을 추가하여 색다른 이야기를 꾸며내는 작가 특유의 방식이 "타임슬립"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 책에서도 나타났다. 

 간단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식물인간이 되는 유전병에 걸린 아들 "도키오"를 둔 아버지 "다쿠미"가 타임슬립 한 도키오와 함께했던 20여 년 전을 회상하며 시작되고, 타임슬립 한 도키오와 청년이었던 다쿠미가 만나 벌어졌던 과거의 일들이 주된 이야기로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인생을 반쯤 포기했던 다쿠미는 도키오의 도움으로 갱생하게 된다.

 작품의 주제를 따지자면 가족애라고 생각한다. 아버지 다쿠미는 20여년 전 처음 본 도키오가 왠지 모르게 친근하게 느껴지고, 유전병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도키오를 낳아버려 죄스럽게 생각하는 다쿠미에게 도키오는 오히려 덕분에 행복했다고 대답한다. 작중 다쿠미가 친어머니와 화해하는 장면 또한 가족애를 강조하는 장면이었다.

 2000년대 초반에 나온 작품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 책이 타임슬립을 다룬 작품들의 원류 격이니 너무한 평가이지만, 이런저런 타임슬립 작품들을 많이 보고 들어 온 2022년의 독자가 읽기에는 전체적인 스토리가 예측 가능하고 뻔한 감이 있어 그 점이 약간 아쉬웠던 책이다. 이야기가 큰 위기감 없이 흘러간다는 점은 깊이감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될 수 있지만 긴장 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기도 하다.

 

타임슬립이라는 매개체를 제외하면 딱히 SF적인 부분이 없어 SF소설이라고 부르기는 조금 애매하고, 추리소설이라고 부르기엔 추리가 주가 아닌 다쿠미가 성장하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쓰이는 장치이니 이것도 조금 애매하다. SF소설이나 추리소설을 바라며 읽는다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마음 따뜻해지는 가벼운 힐링 소설을 읽고 싶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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